2009-08-15

귀무덤 (耳塚)

몸이 좀 피곤해서 목욕탕엘 가려다가 왠지 거기만 가기는 재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인터넷 뉴스를 보니 광복절 기념 뉴스인가, 교토에 있는 귀무덤(耳塚)에 관련된 기사가 떠 있었다.
그 옛날의 일들도 그렇지만, 교토에 있다는 것이 그동안 몰랐던 그 무언가를 알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연구실에서 10분이면 갈만한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가 보기로 했다.
왠걸, 방향을 헷갈린 탓에 바로 옆에 놓고 20분을 뱅뱅 돌고서야 도착했다.



바로 옆에다 주차를 해 놓고서 둘러보려고 앞으로 가는데...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다행히 안내판은 밖에서도 볼 수 있게 잘 되어 있어서 읽어볼 수 있었다.
일어와 함께 한글로 써 있는 것은... 무슨 의미일지... 한국인 외에는 감흥이 없다는 이야기인가...



바깥에는 돌기둥을 세워 담처럼 막아놓았는데, 한자들이 새겨져 있는 것이 분위기가 묘했다.
안에서 나오는 무언가를 나오지 못하게 막아놓은 듯한 기분이랄까...



밖에만 볼 수 있는 건가 하고 그렇게 있는데 왠 노인분이 오시더니 자물쇠를 따고 안으로 들어가신다.
기사에서 봤던 그 98세의 일본분은 아닌 듯 하고 아마 그 자제분인듯...
안되는 일본어로 들어가볼 수 있겠느냐고 물으니, 들어오긴 들어오되
통로로 만들어놓은 돌길 부분만 딛고 모래부분은 딛지 말란다. 이런 영광이...#_#



모래마당 부분에는 나무 두 그루와 비석, 관리를 위한 창고가 있었고
귀무덤 부분에는 아래에 향단과 그 양쪽에 화병 2개, 그리고 무덤 위에는 돌탑이 있었다.
노인분은 물을 떠서 화병 2개에 심긴 국화에 주시고는 모양 좋게 다듬으셨다.
여름이 한창인지라 봉분 부분의 벌초는 어려운 것 같이 보였다. (그럼 그 기사의 사진은...?)



임진왜란과 관련한 노여움, 또는 그렇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관리'했다던 감사함 같은 건 없었고
그저 이 귀무덤의 연유를 좀더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앞의 비석은 뒤에는 아무 것도 없는 듯 했고, 앞에는 문자가 새겨진 것이 거의 바래져 알아보기 어려웠다.



그렇게 저렇게 다시 작은 철문을 그 노인과 함께 나서면서 비석에 대해 물어봤다. 자신도 연유를 모르신다 하셨다.
철문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것저것 이야기를 해 주시는데, 주로 오는 사람은 한국인 관광객이나
일본 교포 학생들의 수학여행 코스라고 하시더군. 입장료도 없어서 많이들 온다고 했다.
그리고 선생으로 보이는 가이드들이 이 곳에서 학생들에게 한참을 설명하는데,
그렇게 오래 말할 것이 있는지 싶다고 하셨다. 아마도 한국인 선생이면 그럴께다 싶었다.

바로 앞에 사시는지 돌아가시는 걸 뒷모습만 찍었다. (사진 찍자는 이야기는 왠지 하기 싫더만...)

1 comment:

  1. 귀무덤...
    도요토미히데요시...
    으으으~~~
    주로 코...
    이상 내친구 네이버의 말씀이셨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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