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13

일본식 된장국 (味噌汁) 만드는 법

어머니가 보내주신 한국 된장이 다 떨어졌을 때, 한번은 일본 된장을 사다가 도전해 본 적이 있었다.
결과는 처참한 실패였다. 한번은 한국 된장과 섞어서 끓여봤지만 도저히 아니었고,
한번은 일본 된장만 사용해서 밖의 식당에서 맛보는 미소시루를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역시나 맛이 안났다.
결국 유통기한이 지나버린 일본 된장을 그냥 버리고 나서는 다시 시도하고자 하는 의욕이 없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친구로부터 끓이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사실은 비밀은 간단했다. 끓이는 게 아니었다... 그냥 더운 물에 된장을 풀어서 만드는 거였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나라처럼 멸치 가루(だし)를 넣어야만 그 특유의 맛이 나는 거였다.
원래는 통멸치를 써서 국물을 낸다고 하는데, 그건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냥 가루를 사서 넣는다고 했다.

두부와 미역을 이용하는 전형적인 스타일의 제조법을 예로 들어 보자.
물을 불에 올리고 멸치가루와 두부 썬 것을 넣는다. 이때 일본사람은 젓가락으로 국을 먹으므로
두부를 한입에 들어갈 정도 작은 크기로 썰어 준다. (크게 썰면 젓가락으로 먹기 매우 불편함.)
물이 끓으려고 하면 불을 줄여 데우는 정도로 하고, 일본 된장을 거름망을 이용해서 풀어 준다. (더이상 끓이지 않음!!)
이때 국물 색을 보면서 적절하게 간을 한다. (나는 간이 약한 게 더 맛있더만...)
그리고 국을 먹을 그릇에 말린 미역을 넣고 물을 약간 부어 불린다. (같이 끓이는 게 아니다!!)
자, 이제 불은 미역에 국물과 두부를 덜고 맛있게 먹어준다...

오늘 처음으로 배운 대로 해 봤다. 제법 맛이 나서 저녁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2 comments:

  1. 같은 콩이고 된장인데
    끓이는 방법과 발효된 과정에서
    맛이 이렇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다른 맛과 풍미는 사람이 서로다르게 산 환경이라지만
    다른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참 부러운 삶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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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일본식으로 만드는 국물류는
    한국식과는 달리
    뜨거운 물에 넣고 우려내는 방식이
    종종 있더군...
    가쓰오부시도 그렇고...
    니 입맛도 이젠 많이
    일본식이 되어있을거같다 웬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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