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마음으로 라이딩을 계속 할 수 있는 것 만큼 좋은 일이 또 어디 있을까만, 바이크라는 것이 기계인지라 관리를 안해주면 말썽이 나는 게 당연한 일이다. 바이크에 관해서는 초보인 나도 관리 요령을 몰라서 바이크 입장에서는 속타는(?) 시절이 존재할 것으로 본다. 차츰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이전에 타던 2000년식 가와사키 엘리미네이터 검은색 모델은 가지고 히로시마도 갔다 오고 애착이 참 많았던 모델이었다. 그 색깔에 맞춰서 옷이며 헬멧이며 온통 검은 색으로 도배를 해 놨는데, 이게 말썽을 부릴 줄이야... 어느 날 아침 시동을 걸고 모는데 어, 엔진 상부쪽에서 해머로 치는 듯한 소리가 계속해서 난다. 예전에 오일을 갈을 때 색깔이 너무 짙고 양이 적어 오일을 먹는 건 아닌지 걱정을 좀 했었는데, 뭐 문제가 있나 싶어 주말을 이용해서 정비소에 가서 물어봤더니... 세상에... 밸브를 움직이는 캠에 문제가 생긴 듯 하다고, 고치는 데 돈이 많이 들어가니 차라리 엔진을 교체하는 것이 좋겠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이미 바이크와 하나 된 내 생활에서 없이 살라는 이야기는 참 난감한지라, 그럼 중고로 엔진을 교체하게 되느냐고 물었더니 예전 모델이라 중고엔진 밖에는 대안이 없는데, 이것 또한 상태를 봐야 하는지라 시간이 걸릴 문제라고 한다. 시간도 문제지만 가격도 문제, 교체 공임만 3만엔을 달라 하니 참내... 가슴이 미어지는 기분이었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면서 업체 내부를 둘러보는데, 자기들끼리 내 표정을 보고 쑥덕쑥덕 하더니 그러면 아예 같은 모델로 교체를 해 주겠다고 하면서 2005년식 금색 모델 (사진)을 보여준다. 모양이나 기능 면에서 엘리미네이터 외에는 쓸만한 아메리칸 스타일을 찾을 수 없음을 비관하면서, 사실 둘러보면서 혼자 '아예 면허를 올려서 대배기량을 탈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하던 터라 그럼 얼마에 주겠느냐 협상을 시작했다. 중고 가격이 16만엔 수준 (제비용 합하면 22만엔)인지라 과도한 지출은 무리였는데, 지들도 미안한지 차값만 받고 현재 검은색 모델의 감가상각을 반영해서 7만엔에 주겠다는 거다. 중고 엔진만 수리하면 보증도 못해주는데 이건 차 교체하는 거라 보증도 가능하고, 그정도면 경험비용으로는 비싸지 않다는 생각에 그 자리에서 결정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새 애마로 들어온 금색 엘리미네이터는 엔진 소리도 부드럽고 연식이 오래되지 않은 만큼 핸들이며 엔진 코팅이며 새것 티가 아직 난다. 나고야 투어시 피쉬테일 (브레이킹시 바퀴가 좌우로 흔들리는 현상)이 있었는데, 이전 주인의 타이어 편마모 때문이어서 뒷바퀴를 교체하고 난 뒤에는 문제 없이 잘 달린다. 앞으로는 속썩이는 일 없었으면... 하면서 매일 오일 점검을 한다^^
사진을 찍는다 하다 못 찍었었는데, 지난번 조카 왔을 때 비와코로 텐덤 갔던 차에 찍은 것이다.
### 2011. 5. 24 추가
다시 알게 된 사실인데, 아마도 원래 그렇게 캠 소리가 컸던 것 같다. 이 모델이 연식에 따라 기능이 조금 다른데, 원인은 일본 정부의 배기가스 규제 때문이라고 한다. 2003년인가를 기준으로 전후로 나누어 전 모델은 12마력 (1998년 이전 모델은 13.5마력인가 된다)이고 이후 모델은 7.5마력이라 한다. 어쩐지 힘이 딸리는 듯한 이 모양새는 뭔가 싶었는데... 예전 모델은 힘이 좋은 대신 고 알피엠에서 소리가 크다고 하니, 아마 2000년식이었던 이전 바이크의 과격한 사용이 초래한 결과라고 스스로 위로한다. (설마 중고상 녀석이 돈 벌려고 속인 건 아닐테지...)
더불어 12마력으로 올리려면 캬브레타 버큠벨브 (파트번호 16126-1352, 공임 포함 만엔 안짝 든단다)를 교체하면 된다는데... 나중에 하자^^
매끄럽네요. Wheelie로 촘촘히 서있는 차들 사이로 빠져나가던 기억이 몸을 근지럽게 하는군요. ㅡㅜ;
ReplyDelete전에 바이크를 타셨었나 보네요. 그 빠져나가는 게 진짜 위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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