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날씨가 좋은 일요일이다. 이런저런 일들을 하느라 분주해야 하는데, 그저 태양빛을 쐴 수만 있어도 좋은 박사 3년차에게 무언가 계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면서, 점심식사를 빙자하여 트럼펫을 살펴보러 구입했던 Aqous라는 쇼핑몰의 시마무라 악기를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12시 40분쯤 갔는데 1시부터 일을 한다고 해서 주변을 돌아 덮밥 하나 먹고서 도착하니 친절한 직원인 마사토씨가 맞이한다. 일단은 내가 겪었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원인을 알고자 했는데,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1) 트럼펫에 붙어있는 부속이 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1번과 3번 벨브 위쪽의 플라스틱 마감재라든가, 림이 달린 짧은 3차 벨브 슬라이드 워터 릴리스 벨브의 코르크라던가 하는 것들인데, 이건 순간접착제를 사서 직접 붙였다.
2) 관의 안쪽에 검은 색의 녹 비슷한 부분이 보이는데, 처음 살 때부터 이랬었고 물이나 세제로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게 찝찝하다.
3) 마우스피스가 내게 안 맞는 건지, 아니면 내가 워낙 실력이 없어서 그런건지는 모르지만 불때 과다하게 힘이 들어가고 숨구멍이 좁은 것 같다.
먼저 1)번 문제는 그럴 수 있다면서 문제가 발생한 데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순간접착제를 이용해서 붙인 것은 업체에서 서비스를 할 때에도 동일한 사항으로서 잘 했다고 한다. 하지만 코르크 부분은 여전히 마음에 걸린다.
2)번 문제는 관의 중간부분에 그런 부분이 있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란다. 다른 새 트럼펫들을 보여주면서 그럴 수 있다고 설명을 해 주었는데, 특히 관의 중간부분은 괜찮지만 끝부분과 이음매 부분이 녹이 생기면 소리를 내는 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수리를 하게 된다고 한다.
3)번 문제는 내가 직접 바하나 야마하 제품으로 불어보니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역시나 나의 실력 부족을 느끼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앞으로 좀더 열심히 연습을 해서 소리가 잘 나게 되면 그때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사실 2)번 사항을 점검하면서 세척요령을 직접 보여주면서 설명해 주었는데, 이건 멋모르는 내게는 무척 중요한 설명이었다. 벨브를 분해하고 먼저 깨끗한 거즈를 긴 막대를 이용해서 실린더 내부의 물기를 제거한다. 물론 벨브 자체의 물기도 깨끗하게 제거한다. 다음에 결합을 하는데 그냥 끼워넣는 것이 아니라 벨브오일을 사용한다. 여기까지는 나도 아는 내용이었는데, 벨브오일을 바르는 방법이 있었다. 먼저 세척한 벨브를 실린더 위에 올려놓은 다음 벨브오일을 측면에 바르기 시작한다. 충분히 발라지면 벨브가 스스로 실린더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게 되고, 예전에 모를 때 결합하던 것처럼 손으로 끼워서 넣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고 했다. 나는 그동안 벨브오일을 너무 아낀 셈인데, 이번부터라도 잘 손질해서 사용해야 하겠다. 매일 연습한다면 주 2회 정도, 아닌 경우 주 1회 정도 이와 같은 손질 및 주유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더불어 벨브 슬라이드 부분의 세척 및 주유에도 손이 닿는 부분이 있는 벨브 슬라이드는 구리스가 아니라 전용 오일을 주유하는 것이 좋으며, 손이 닿는 부분이 없는 3차 벨브 슬라이드는 구리스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연주할 때 톤 조절을 위해 긴 3차 벨브 슬라이드를 조금 (1cm 정도) 빼고서 분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3)번 사항을 점검하면서 좀 이상한 부분을 발견했다. 3번 벨브가 손질을 열심히 했는데도 잘 작동하지 않는 것 같았다. 특히 음계에서 C (1+3)을 연주하고 떼는 순간 벨브가 잘 올라오지 않았다. 직원이 보더니 이건 아마도 벨브 피스톤의 외경과 실린더의 내경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며 애프터 서비스를 해 준다고 했다. 2-3일 정도 걸린다던데, 항상 모든 일들은 염장을 지르는 부분이 있는건가, 좀 열심히 해 보려면 이렇게 막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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