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14

진짜 의견을 알고 싶다. 당신은 정말 진실된 사과만을 원하는가?

알바, 비난, 악플... 요즘 세상에서는 일상화되다시피 한 인터넷 문화의 한 단면이다. 자유게시판이지만 자유롭지 않은, 책임도 의무도 없고 그저 추적과 처벌만 존재하는 그 자유는 뭐랄까, 씁쓸함만 남는 일들이 비일비재한 탓에, 나 역시도 개인적인 일상을 인터넷상에 게재하는 것을 그리 즐기지 않는다.

그저 뉴스로만 본 신라호텔 한복 입장 관련 글들을 오늘 아침에야 조금 살펴보게 되었다. 글쎄 뭐랄까, 그냥 사과하고 말자는 듯한 해당 업장의 태도나, 그걸 원하는지 뭔지는 모르지만 들어가지 못했다고 웹상에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이나, 그걸 또 까대는 녀석들이나, 관리자가 뭐네 마네 하는 글들을 보고선 좀 기가 막히다. 의견을 개진하는 데 무슨 문제가 있는가 하는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혹 여론이라는 것들을 생각해 보았느냐고 말해보고 싶다.

유행인 듯 세태인 듯, 그렇게 인터넷 여론은 존재해 왔다. 바글대는 찌개냄비처럼 열심히도 활동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조용히 그 글들을 음미하거나 그냥 보아넘기는 사람도 있다. 신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보는 사람도 있는 반면 그냥 헤드라인 정도 보아넘기는 사람도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누가 잘하고 잘못하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인터넷 상의 일들을 가지고 여론이다 아니다 논할 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적어도 그곳에 글을 올릴 정도의 열정을 가진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는 분명해 보이니까.

한쪽 말만 듣고 맞네 틀리네 하는 것도 웃기지만, 그냥 한쪽 방향으로만 달려가는 이 세태는 통탄할 만한 것이다. 내가 맞다, 네가 틀리다 갑론을박하기까지 주목받고 문제화하고 하는 과정은 그냥 쏙 빠지고, 증권가 찌라시인지 쓰레기같은 정치가의 더러운 입인지 알수 없는 소스에서 나온 한마디 가지고 또 관심 표명하고 어쩌고, 결국은 책임있는 사람이 나서서 다시 살펴보고 혐의가 있네 없네... 참 어떻게 보면 팝콘기계 바닥에 있는 튀겨지지 않은 옥수수를 보면서 이건 왜 이럴까 생각하는 일 같기도 하다.

정치나 경제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내가 무언가 바꾸고 싶다면 먼저 움직여야 하고, 돈이 보이는 것과 그것을 잡는 것이 다른 것처럼, 세상이 답답해서 배설하는 것처럼 쓴 글을 가지고 앞뒤가 안맞네, 죽어라고 물고 늘어지는 사람들... ㅋㅋㅋ이라고 아주 쉽게 쓰지만 그것이 등뒤에서 남들이 쳐다보는 것처럼 참으로 마음을 잡아늘이는 것 같은 심정임을 스스로는 느껴본 적이 없는 듯, 그저 떠드는 것 자체에도 즐거운 사람들, 어떻게 해야 할까?

정론이라는 것은 존재하는지, 최소한 존재하기는 했었는지 묻고 싶은 요즘이다. 아름다운 풍경과 같이 좀 즐길 만한 세태는 없을까? 박지성의 골과 같이 가뭄의 해갈처럼 느껴지는 일들은 없을까? 정말 우리는 진실된 마음을 원하기는 한 건지, 아니면 그저 뭔가 얻고 싶은 것인지... 정녕 얻고 싶다면 자신이 얻고 싶은 것을 먼저 정의하는 것이 옳지 않을지? 남이 써 놓은 것을 비난하는 것은 정말 쉽다. 이미 메뉴얼화 되어있는 가치관에서 문제점을 솎아내는 것은 다소 쉬울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을 일고의 가치도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은... 정말 키보드를 뺏고 싶은 심정일 거다.

이제 덕이란 존재하지 않는 사회가 된 건가 싶은 회한이 가장 크다. 자신의 마음에 맞지 않으면 당장 뭔가 얻어내려 그렇게 노력하면서도, 자신의 잘못에 대한 인정은 인색한 사회. 좋은 건가? 적시성과 즉시성을 혼동하면 안될 것 같다만... 책임있는 분들부터 이리 나서시니, 무슨 덕이 존재하겠는가. 하나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만, 그 목소리들 좀 자제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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