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5

사람마다 다른 생각,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노래하고 생각하고 하지만, 무언가 느낌이 있는 것은 각자 느끼는 것이 다 다른 것 같다. 나 역시도 누구 하나 비교할 수 없는 나만의 느낌이 있다고 자부하긴 하지만, 그것이 또한 보편적인 아픔과 아름다움을 가져야 한다고 믿고 산다.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가 참 좋다. 그동안 듣기 어려웠던 노래들을 들려주니 말이다. 단지 가수 본인의 노래도 부르고 다른 사람의 노래 중에서 자신의 느낌으로 감당할 만한 노래들을 선곡할 수 있도록 해서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지금의 방식인 무작위 선곡에 따른 편곡의 강점을 살리는 것이 병행되면 참다운 순위 경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왜 이런 말을 하느냐, 이번 주에 했다는 뉴스를 보니 인순이씨가 고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부른 모양이다. 마침 동영상이 걸려 있어서 볼 수가 있었는데, 내가 워낙 이 곡을 좋아하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다소 차갑게 말하자면 원곡의 느낌 중에서 약 20% 정도 살린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라져버린 그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내 삶의 애증이 서린 이 곡을 이렇게 만들어 놓다니 하는 생각과 함께 그래도 명곡으로 이 곡이 다시 빛을 보는구나 하는 반가움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하지만 그 무엇으로도 잃어버린 감정을 되살리는 원곡을 대신할 수는 없기에, 게다가 결정적으로 가사도 틀려서 (사실 그 부분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김광석의 팬이라면 다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다소 안타깝지만 점수를 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물론 내가 가진 삶의 애증은 인순이씨의 삶의 애증으로 바뀌어 담겼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느낀 것이리라. 하지만 굳이 다른 이유를 대자면, 임재범씨의 공연에서 공감할 수 있었던 그의 노래에 담긴 인생의 안타까움은 단연 인순이씨의 그것과 비교해서 더하다고 할 수 없다 할 때, 아직은 내 감정에서는 인순이씨의 느낌이 임재범씨의 그것과는 다르다고, 또는 조금 모자라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심하게 말하면 그냥 원곡으로 부르는 것이 어떨지 싶은데... 아무튼 생각이 많아지는 아침이다.

2 comments:

  1. 그 프로덕분에 정말 많은 유사프로들이 앞다투어생겨나고 이젠 가수는 직업이아닌 누구나 시간이나면 할수있는 취미생활이고 노래는 누가 어떻게 부르냐에 따라 달라질수도..변화하지않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하는..세상이되었네요. 모두가 서로 원곡이라 할 세상이 온게 아닌가..싶은 두려움도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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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일단 실력을 까고 시작하니 가수들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겠죠. 돈 버는 거 힘들다 느끼지 않을지... 원곡 주장하려면 그에 걸맞는 실력을 갖추지 않으면 힘들다는...
    누가 지금 걸그룹 노래를 리메이크하고 싶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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