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12

웹 상에서의 정보 관리 문제

최근 대두되고 있는 문제 가운데 사망자의 웹 계정 및 자료 관리를 가족에게 위임하는 문제나 미성년자의 웹 계정을 부모가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문제가 있는 듯 하다. 물론 현실적으로 사망 신고를 하고 나면 자료를 가족에게 인계하고 공개적으로는 삭제하는 것이 옳고, 미성년자라 해서 부모가 계정을 다 들여다보게 할 경우 더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의 시작점은 현실 세계와 웹의 세계가 서로 다른데 이를 현실의 기준으로 제한할 것이냐, 웹의 기준으로 제한할 것이냐 하는 문제인 것 같다.

기본적으로 웹에서는 성별, 연령, 직업 등 프로파일이 웹 상을 여행하는 데 아무런 제한사항이 되지 않기 때문에 특정 제한을 가하지 않는 이상 접속이 허용된다. 즉 현실 사회에서의 제한이 기본적으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초기 웹 서비스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지 않았기 때문에, 즉 실생활과 웹 상의 사회구조가 다른 것이 현실에 미치는 영향이 적었기 때문에 그저 놓아두었던 문제들인 셈이다. 하지만 지금은 웹 상의 정보들이 현실로 역류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이를 통해서 현실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현실 사회의 관점에서 정책적으로 단속하는 부분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거창한 언론자유니, 개인정보 보호니 하는 이야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웹 상에서의 이러한 자유를 제한한다는 발상 자체가 조금은 넌센스적이긴 하다.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웹이라는 체계를 개발해 낸 것처럼, 그 안에서의 자유도 함께 개발해낸 셈인데 이걸 현실의 기준으로 끼워 맞춰 제한하려는 시도 자체가 조금은 모순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사실 나도 시작은 웹상에서의 자유로움, 구체적으로 게임 속에서의 캐릭터의 자유도에 매료되어 관심을 갖기 시작한 셈이니 말이다. 하지만 발생 가능한 사회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 (사실 법도 같은 기준으로 제정되기 시작해서 지금은 보통 사람들은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체계화되고 발전되었지만) 제한을 가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

가장 직관적으로는 인간 사회와 같이 수명주기 (lifecycle)를 만들어 관리하는 것이 단순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컴퓨터는 시키는 대로 하기 때문에 어떤 데이터도 삭제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는 보관하는데, 처음 데이터를 입력하는 시점에 어느 시점까지 필요하다고 정의를 해서 넣던가, 일정 기간동안 데이터가 관리되지 않는다면 "죽은" 것으로 간주하고 삭제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문제는 "어느 시점" 과 "일정 기간"을 정의하기가 매우 어렵고 한번 정해져도 다이나믹하게 변화되어야 한다는 점인데, 아직까지 이런 부분을 실현한 경우는 보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절대로 지워져서는 안되는 데이터를 지정하는 부분도 필요한데, 이것도 참 판단하기 어렵고 계속 변화되어 간다. 인간은 어느 정도 중요한 데이터도 잊혀지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잠재의식 저 너머에 강하게 저장되어 있어 일정 자극이 들어오면 갑자기 생각나기도 한다. 하지만 컴퓨터에는 이런 기능이 없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 수 있다. 왜냐 하면 자료 저장을 무한히 할 수 있는 시스템은 이론적으로 계속 용량이 늘어가므로 결국 존재할 수가 없고, "마음"이란 게 없으니 저장 형태나 재생 형식을 다르게 저장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내 다음 연구과제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생각하고 있기는 한데, 참 말로만 하려 해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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