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것이 다 다른 것 같으면서도 같은 부분이 있기에 역사를 돌아보고 교훈을 얻고 미래를 준비하는 거겠지만, 내게는 아직도 같은 부분보다는 다른 부분이 많이 보인다. 뭔가 생각하고 얻어내려고 매일을 애써도 어려운 것이 삶이라, 멈춰서서 돌아본다 하여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은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사람이란게 다 위로라는 걸 받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어떤 이유에서든, 어떤 사람이든 위로는 필요하고 또 받아야 하는 것인데, 그 위로를 어디서 받는지, 어떻게 받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생각했던 대로 일이 잘 풀리면 위로를 받는 걸까? 잘 안 풀리면 위로를 받아야 할까? 여러가지 경우가 있겠지만, 어찌 되었든 위로를 하는 입장에서는 그 사람의 기준에 맞추어 위로를 할 수 밖에 없지 않나 싶다. 하지만 위로를 받는 사람에게는 그게 위로인지, 아니면 조롱인지, 더욱 큰 상처를 주는 건지는 알 도리가 없는 게 사람 사는 게 아닐까 싶은데...
뭔가 큰 상처를 받고 대상자를 외면해야만 잘못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더욱이 다른 사람을 위로하고자 한 경우, 내가 열과 성의를 다해서 위로한다고 했는데 그게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경우에는 위로받을 대상도 힘들고, 위로한 사람도 힘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이런 생각에 난 섣불리 누군가를 판단하고 위로하고 돕고자 하는 마음을 어느 정도 버린지 오래 되었다. 내 위로를 원하는 사람에게 위로하고 싶고, 그 위로도 받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근자에 이런 생각들이 더욱 많이 드는 것은, 아마도 내가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이 많아서일 것이다. 또는 내가 위로를 하고자 하는데 그 따위 받고 싶지 않은 사람이 더욱 많아서랄까? 아무튼 누군가 위로한다는 것이 참 어렵다면, 내가 별다른 것을 하지 않으면서 그 자체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면 더 좋을 것이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능동적 위로보다는 수동적인 위로가 내게도 편하고 대상에게도 좀 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근데 이게 또 위험하다. 나 나름대로 시작은 수동적으로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뭔가 더 해야 될 것 같고, 더 생각하게 되고 하는 것이기 수순이기 때문이다. 결국 돌아온 "다리를 불사르게" 되고, 그렇게 지나쳐 가다가 더이상 위로하지 못하고 내 자신이 위로받고 싶은 생각에 빠져들게 되면 감당치 못하게 되고, 그럼 위로 따위는 물건너 가버리는 최초의 상황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런 일들을 몇번 겪은 듯도 한데, 세상에는 이 단계까지 생각해보지 못한, 아니 생각하고자 하지 않는 사람이 꽤 있는 것도 같다. 한편으로는 존경스럽기 그지 없으나, 다시 위로받지 못하는 단계로 나 자신을 밀어붙이게 된다.
왜 아니겠는가. 위로하고 싶고, 또 위로받고 싶다. 하지만 내가 위로하는 것으로 남들이 위로를 받는 것은 그리 고려하고 싶지 않고, 또 내가 위로받고 싶다고 해서 위로해 달라고 많은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옳은 것 같지 않다. 그저 살아가는 동안 내가 위로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는 것에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을 뿐. 이런 의미에서 위로를 자신의 일로 받아들이는 분들은 참 대단하다고 느껴지기도 하고, 또 그것이 어려워지는 순간을 어떻게 위로받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제 어머님이 돌아가셨을 때 제 친구하나가 찾아온 적이 있습니다. 다른 방문객들이 제 주위를 오가며 번잡해서도 그랬겠지만, 그 친구가 머무는 1시간 여 동안 말을 한마디도 안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전 조용히 옆에 있던 그 친구의 미안하다는 듯한 눈빛과 표정만을 보고도 깊은 위로가 되는 걸 느꼈지요. 꼭 무슨 말을 하지 않아도 그저 옆에서 슬픔을 같이 해 주는 것이 깊은 진심을 담아내는 힘이 있는 것 같더군요. 물론 단편적이고 특수한 경우였을 수 있습니다.
ReplyDelete진심을 담아내는 힘, 좋은 말씀입니다... 저도 그런 힘을 느낄 날이 오겠죠?
Delete음악을 듣고, 여행을 하고, 스마트폰이나 PC로 게임을 하고 .. 이런것들이 모두 위로를 받고, 삶으로 다시 돌아오기 위한 행동들이죠. 슬플때 위로를 받고 싶을 때보다 즐거운데 함께 나눌사람이 없는 것이 더 큰 슬픔이 될 날이 오기 전에 뭔가 해야 겠죠..그런데 이런 모든 생각들은 나를 아직도 끔찍하게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오는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ReplyDelete옳으신 말씀. 늘 나 자신보다 끔찍히 사랑할 날을 기다리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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