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동생이 오면서 수많은 맛집들을 검색해서 가져왔다. 가급적 이곳을 다 들러보는 식도락 여행을 하고자 노력하였는데, 때로는 괜찮은 집도 있었고 아닌 곳도 있었던 기억이다. 하지만 이곳 카레우동집 만큼은 한시간의 대기시간이 아깝지 않은 맛집이었다.
전날 오전에 아라시야마를 둘러보고 늦은 점심을 일본음식 체인 레스토랑인 사토(さと)에서 먹었다. 원래는 점심을 빠방하게 먹자는 생각에 2천엔짜리 무제한 샤브샤브를 먹으러 들어갔는데, 평일에는 저녁부터 제공한다고 하기에 메뉴를 고르다 보니 카레우동을 먹이게 되었다.
근데 이게 먹어보니 뭐 맛이 별로 와 닿지 않는다. 물론 한국에서는 카레우동이 흔하지 않으니 괜찮은 경험이 될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제대로 된 카레우동을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느즈막히 일어난 틈을 타서 집에서 걸어서 약 30분 거리에 있는 히노데우동을 찾아가기로 했다. 은각사와 철학의 길 관광을 마치고 점심시간 한복판인 12시반이 다 되어가는 시간에 찾아간 우동집은 멀리서도 염려가 될 정도로 줄이 꽤 길었다.
그렇게 괜찮은가, 반신반의하면서 관광객과 일본인들 틈에 섞여 순서를 기다린다. 주인장인 듯한 할아버지가 반팔바람으로 열심히 순서를 정리하면서 미리 메뉴를 나누어주고 주문을 받는다. 일단 알려진 정보대로 카레우동을 먹어보기로 하는데, 동생은 기츠네를 좋아하니 그걸 시키고 난 쇠고기가 들어간 카레우동을 주문했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줄어들듯 말듯 하는 기다림을 40분여, 1시가 좀 넘어서 드디어 가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자리를 고를 겨를은 되지 못하여 안내하는 대로 제일 안쪽에 자리를 잡았는데, 우측에는 함께 들어간 모자가 기다리고 좌측에는 두분이 땀을 흘리며 열심히 드시고 계신다. 이거 비주얼이 기대가 된다.
추웠던 손을 따뜻한 차로 녹이면서 주문한 카레우동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앉아서도 차 석잔을 마실 정도 시간이 지나서야 고대하던 우동이 나오는데,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이라 마음을 비우고 맛을 보기 시작했다.
역시나, 내가 시코쿠에서 먹었던 약간 달면서도 카레의 풍미가 진하고 뒷맛이 개운한 카레우동의 맛이다. 과연 잘 찾아놓았고 잘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고 동생도 동의하면서 흡입 모드로 전환, 열심히 먹어댔다. 땀이 나는 게 참 좋고, 정말 더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1/3주 월요일 휴무에 11시부터 3시반까지만 영업이니 올 기회가 많지는 않겠지만, 정말 다시 오고 싶은 명물이 아닐 수 없다. 나중에 좀 아는 분께 말씀을 들으니 이 집에서는 카레우동이 제일 맛있다는군.
한국의 맛집도 그렇지만 일본의 맛집도 줄서는군요 게다가 한국사람까지 줄을서서^^
ReplyDelete맛도 맛이지만 일본 상점들이 워낙 들 좁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이 집은 들어가보니까 꽤 면적이 되던데 진짜 맛집이었던 것 같네요.
Delete이집..ㅎㅎ 오래 기다렸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던 그곳 ㅎㅎ
ReplyDelete주인아저씨가 직접 나와서 친절하게 주문받던것부터 인상적이었지.. 히노데상~
꽤 맛있었던 기억인데, 좀더 알아보니 평가가 갈리는 곳이네.
Delete웃기는 건 집에서 카레우동을 끓여보니 비슷한 맛이... 다음엔 집에서 해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