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21

정보과학회의 Short paper 제도에 관하여

일본에 와서 공부하고 있는 지금, 한국 저널의 내용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건너오기 전에 저널 논문을 하나 내기는 했지만, 고생한 것에 비하여 조금은 감이 떨어지고
또다른 한 편은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취소되어버리는 사태가 일어나
한국 저널에는 논문을 내지 않으리라 생각하면서 회원정보 관리도 별로 안하고 있다.
하지만 메일링 리스트는 포함되어 있으므로 소식들은 빠짐없이 도착하고 있다.

오늘은 정보과학회의 Short Paper 제도에 대한 안내문이 도착했다.
좋은 제도인 것 같고, 여러가지 잇점도 있을 수 있겠지만 역시나 비평을 해 본다면...

1. 본문 내용에도 포함되어 있지만, SCI급 논문을 제출하기 전의 연습(?) 정도로
   낼 수 있도록 한다고 하는데... 과연 이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다.
   한국어로 쓰여진 논문은 그냥 번역 잘 하면 SCI급 논문이 되는가?
   그렇다고도, 그렇지 않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경험한 바로는 논문을 쓰는 요령은 늘 수 있어도
   결과물이나 여러가지 측면에서 다른 점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 생각에서의 Short paper는 여느 논문과 다른 점이 없지만
   추가적 연구나 성과물 분석의 여지가 있는 경우가 아닐지.
   피같은 연구 성과를 Short paper로 만드는 것도 어렵지만
   그걸 그저 중간단계로 치부한다는 것은 연구자의 또 다른 자존심 문제 아닐지?

2. 왜 한국 저널들은 결국 스스로의 문제점에 발목을 잡힐 수 밖에 없을까?
   서로 스스로를 높이려는 생각 뿐이기 때문이 아닐지... 하는 생각이다.
   하긴 이곳 일본에서도 똑같은 문제점 (자존심 싸움...)이 존재하지만 그 영향은 심대하다.
   서로 다른 연구자의 분야를 침범하지 않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내가 하는 연구의 선행연구가 있는지 열심히 찾고들 있고 이를 위한 지원도 풍부하다.
   최소한 일본 대학 내에서는 일본 학회에의 연구 성과를 인정해 주고 있는데...
   한국은 여전히 SCI에 집착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물론 완벽한 사람도 제도도 없다. 사람이기에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아는 것에 대한 자부심만은 잃지 않고자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지?
한국어 논문의 권위가 여느 국제 학회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Short paper 제도 보다는 좋은 논문을 게재할 수 있는 한국 저널의 영향력 강화라든지
좋은 논문에 대한 국제 학회로의 협조적 번역 리다이렉션 등등...
아마도 기존 연구자들의 오픈 마인드가 무척이나 중요한 것 같다.
하긴 나도 좋은 생각은 안 나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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