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14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이기까지.

요즘 세상이 혼란하다 보니 옛 이야기들이 심심치 않게 인터넷에 올라온다.
대부분 "그랬다더라" 수준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치가 떨리도록 사납게 들린다.
댓글들 역시 좋다, 나쁘다 등 평가를 넘어서 사실이다, 아니다 하는 옥신각신이 존재한다.

새삼 생각해본다. 우리가 접하고 있는 이 글들이 과연 어디서 온 거고, 어디까지 사실일까?
결국은 그 근거가 명확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여기서 믿음의 한계가 발견되기 시작한다.
예컨대 알려진 기록들을 기준으로 작성했다고 하자. 그럼 이것은 사실인가?
사실이 되어 버리는 거다. 왜냐하면 그 이상 알려진 것이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저자 자신의 말이나 저자가 다른 사람의 말이나 글을 자신의 글로 옮긴 것이 맞다고 본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실시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고, 그만큼 사실의 순환이 늦었다.
따라서 누군가는 그 시대를 정리하고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것을 검토해야만 했으며,
때로는 사실이 아닌 것도 사실로 되어버리는, 또는 그 역의 일들이 수도 없이 일어난 거다.
그럼 우리는 어디까지 사실로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너무 어렵나? 그럼 이렇게 생각해 보자.
지금 유명 연예인의 개인 연애사에 관한 글들이 무수히 많이 생산되고 있는데, 다들 출처가 분명하고
쓴 기자의 이름과 쓴 시간이 기재되어 있으니 근거성은 확실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럼, 이것은 사실인가? 이 시점에 당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디지털 시대의 사실관계이다.

혹시 우리가 믿고 있는 것, 또는 오래 전부터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던 것을 사실로 여기고 있진 않을까?
조선왕조실록을 적을 때는 임금조차도 그 사실관계에 대해 조작할 수 없었다고 하는데,
그럼 지금의 국회 속기록에서 기록을 삭제하는 행위는 어떤 것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
Off the record만을 수집한다면 사실에 더욱 가까이 갈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실은 돈이라는 가면에 가려진 진실과도 같지 않을지?

1 comment:

  1. 임금의 권위보다 절대적이었던 것은 없던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그런 왕의 일대기는 과장되기마련이고 신격화되기마련이었는데 그런 실록에 존엄성까지 불어넣으려면 필요한 것이 '임금조차도 그 사실관계를 조작할 수 없었다고 한다'는 '입소문'이었을겁니다. 임금자신외에는 어느누구도 진정한 친구도,진정한 원수도 없는 구중궁궐에서 말이죠..
    사실은 그저 기록화된 것일뿐.. 진실과는 다른 것이라는 걸 알면된다고 봅니다. 삭제된 것도 언젠가는 그 고리를 찾다보면 결국은 하나의 커다란 뫼비우스 띠 같은 삶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러다보면 역사속에 사실이되고 진실이 만들어지는게 아닐지..그래서 생겨나게 된 것이 역사적 근거에서 바라보는 여러가지 '학설'이라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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