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07

돌연변이는 정말 돌연변이일까?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인 세상이 온다면, 나야말로 신이 아니고 무엇이랴.
중요한 것은 또한 그런 세상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나 자신이 잘 안다는 것이다.

야후 블로그의 "돌연변이 연구소" 글을 읽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생각하고 상상하고, 삶의 목적을 정하고 하는 따위의 우리가 인생에서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은 그런 게 아니라 그렇고 그런 거라면...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을지 하고 말이다.
정상인 사람에게 "넌 정상이 아니야" 라고 말한들 소용이 있을까?
그럼 그 소리를 들은 사람은 자신이 정상인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돌연변이는 "이것이 정상이다" 라는 정의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세상의 마이너, 적은 수의 매니아, 또는 바른 평가를 받지 못하는 모든 것들을 돌연변이라 부를 수 있겠는데
그럼 popularity나 relevance가 낮은 모든 사실은 사실이 아닌가?
결국 trustfulness 라는 요소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majority가 그 기능을 결정해 버린 것이다.
어떤 분야든 이 요소를 피해갈 수는 없게 되어버렸고, 경제요소는 이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돈이 돈을 번다는... 웃기는 이야기가 어느새 진리처럼 되어버린 요즘이다.

말이 엇나가는데, 그럼 돌연변이는 정말 돌연변이일까?
돌연변이들 사이에서도 majority가 존재한다고 가정한다면, 이 돌연변이 역시 돌연변이중 정상일 거다.
내가 가진 것들이 정상인지 확인하는 절차가 왜 필요한가? 혹시 보편적인 사실과 달라서?
우리는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을 천재 아니면 천치라 부른다. 정말 백지 한장 차이다.
그리고 통상 그런 극단을 원하지 않으며, smoothing이라는 방법을 통해 적절한 조정을 택한다.
과연 옳으냐고? 정말 정신과 의사에게 상담하고 싶다. 건전한 정신상태는 어떤 거냐고...

아마도 난 돌연변이가 되길 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삶의 모든 부분을 하나에 집중한다면, 그것이 돌연변이가 아니고 무엇이랴.
예술, 문학, 과학, 철학... 웃기는 이야기다. 그게 다 하나이면서 제 각각인데
무슨 일만 하면 그게 이 측면에서는 옳다는 둥, 이 측면에서는 그르다는 둥...
내가 보기엔 소더비 경매에 나오는 물품들의 가치가 입찰하고 낙찰되는 가격으로 판단되는 것은
오로지 현재에만 가능한 거다. 그것의 미래가치를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현재가치 역시 높은 거고
그게 아닌 사람에게는 "원 저런 웃기는 사람들을 보았나..." 하는 말로 간단히 정리되어 버리는 거다.

더 열심히 공부하자, 하지만 스스로 돌연변이가 되고자 노력하지는 말자.
왜냐하면 이미 스스로의 관점에서 돌연변이이고, 남이 봐도 그러니까...
삶에 충실하다 보면 적절한 중용을 찾을 수 있겠지 하는 만용도 버리자.
왜냐하면 삶을 포기할 만한 숭고한 목적을 찾는 것은 영화 "반지의 제왕"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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