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많이 해 보았고 갈 때마다 비교를 목적으로 공항의 식당에 들렀다면 뭐 할 말이 많겠지만
내가 다닌 나라가 손으로 꼽을 정도이고, 더구나 공항의 식당에 들른 경험이 많지는 않은지라
전문적인 여행가나 미식가들이 꼽는 정도의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다.
하지만, 공항이 여행에서의 인상을 결정한다는 측면은 잘 수긍할 수 있지만
공항 식당이 해당 나라의 식문화 인상을 준다는 데에는 조금 수긍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난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의 식당에는 잘 가지 않는다. 기내식을 먹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그런 곳들이 좀 비싸고 맛없고 한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뭐 식당만 그런가, 상점들도 좀 볼만한 것들은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 인식 자체가 문제라면 문제이지만, 어찌 되었든 그렇게 가고 싶은 생각이 없고
그저 시간이 없이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에 주로 가게 되는 것 같다.
더우기 청주공항에서 먹었던 그 시큼털털한 설렁탕을 생각하노라면... 정말 웃음만 나온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공항 안에 좋은 식당이 있는 것도 좋은 것이지만 그것이 국가의 기준이 되기엔
좀 무리가 있다고 보고, 결국 그 나라의 맛은 역시 공항을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기준이야 다르겠지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주로 이용하는 일본 간사이공항이나 추부공항의 식당은 어떨까? 다양한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지만
551蓬莱 같은 체인점을 제외하고는 공항 외의 식당보다 맛이 낫다는 평가를 받기에는 좀 그렇고
특히 らーめん이나 味噌カツ 등 지역 특산 음식들은 더더욱 그런 생각을 가지게 한다.
물론 업소가 음식에 들이는 정성은 공항 밖의 식당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기준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외부요인으로만 작용한다는 것을 생각할 수는 없는 일이다.
때로는 스스로 찾아다녀야 하는 고생을 감수하면서 맛이라는 척도를 찾는 것을 감안한다면,
희생되는 가치들에 비하는 감가상각은 받아들이기 어려우면 포기해야 하는 게 도리일까...?
그건 그렇고, 언제쯤이면 일본에서 제대로 된 김치찌개를 먹어볼 수 있을까?
수퍼에서 파는 김치찌개 소스로 만든 거 말고, 한국에서처럼 구수하고 얼큰한 거 말이다...
중학교때 친구가 싸온 도시락안의 배추김치 사이에서는 묵었을때만 생기는 애벌레가 간혹 죽은채 무채와 같이 버무려진게 내 눈에 발견되기도 했는데..내 친구가 그걸 몰랐을까..아마 알았으리라..하지만 자기 엄마가 담근 김치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고하면서 먹었던 기억이 난다. 나도 우리엄마가 담은 김치가 그땐 맛있었다. 지금은 그 맛보다 더 맛있는것이 있다는걸 알지만..그래도 엄마가 만들어 주시던 내가 자라던 그 냄새..
ReplyDelete그건 그렇고... 이하에 대한 단상인 듯? 아무튼 먹고 싶은 거 먹는 것도 복이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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