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11

웹에 올리는 자료... 자유와 책임의 사이

심심치 않게 보이는 기사가 바로 Social Networking 사이트에 남에 대한 개인적인 내용을 올렸다가
소송을 당하거나 해고를 당하는 등의 내용이다. 당사자가 명예 훼손이나 음해를 목적으로 올렸다면
뭐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이게 아닌 그저 푸념과도 같은 개인적인 내용일 경우가 문제다.
당하는 사람이야 억울하고 그 정도 이야기도 못하느냐 라고 하겠지만, 내가 처음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느꼈던 익명성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 바로 이런 내용이다. 웹에는 개인적인 공간이란 없는 거라서...
같은 의미에서 Cloud Computing이나 보안 문제 등 여러가지 생각을 해 볼 수 있겠다.

일단 대전제는 웹이라는 오픈된 공간에 올린 정보의 신뢰성에 대한 개인의 입장이라 할 수 있다.
본인이 어떤 생각으로 그러한 내용을 올리든, 올리는 순간 소위 "매체(media)"로서의 위치를 가지고
이를 우연이든 필연이든 바라보는 사람에게 다가가게 된다. 불과 십여년 전만 해도 이런 상황을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는데, 그만큼 사회가 빠르게 변하고 그것이 가지는 가치 또한 빠르게 퍼져나가는
것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싶다. 그리고 그런 만큼 "매체"로서 가지는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 또한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이다.

"매체"로서... 삶이 팍팍한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자신을 드러내는 데 있어 두려움이 없는 것은
자신감의 발로일 수 있으나 한편으론 무모하게 보일 수 있다. 의견을 드러내라고 존재하는 웹
서비스에서조차 자신이 그 서비스의 일부가 아닌 하나의 매체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남의 트위터나 뒤져서 기사를 올리는 일부 기자는 기자가 아니라 가짜일 뿐이라는 생각.
매체의 매체가 아니고, 자신이 매체로서 가지는 필터링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기 때문이다.

"최소한"은... 상황에 따라 "최대한"이 되어버린다. 공정사회의 표본이 존재 가능할까? 그렇다면
그 순간 공정사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향 또는 하향평준화가 일어나 버리기 때문인데, 그 과정을
공정으로 정의하지 않는 이상 꿈을 쫒는 것과 같다. 내가 책임질 부분이 무엇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책임"을 가지는 사람은... 그 사회에 존재하는 사람 전체다. 내 의견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무언가를 바란다면, 그는 다른 사람에게 사회적 책임을 강요하는 꼴이 된다. 그렇지 않다고 강변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아니라면 그 역풍을 고스란히 받아넘기고서 논쟁의 중심이 되어가든지, 아니면
조금 비겁해지는 것이 상책이다. 어찌 되었든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책임도 존재한다.

누군가 피해보는 사람이 없다면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우스운 말이 아닐 수 없다. 죄는 죄일 뿐,
그 대상이 중요하지는 않다. 단지 몇가지 죄가 성립되기 위한 공식적 기준으로서 법이 존재할 뿐,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본질적인 의미라고 생각한다면 그 책임은 면할 길이 없다.
여기에 생각할 만한 기준들이 붙어서 구체적인 사항이 되어버리는 것인데, 다들 알만한 몇가지는 :
1) 자신이 가진 사회적 지위와 통념을 감안한다.
2) 자신이 올린 정보가 별다른 여과 없이 다른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지식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3) 프로필, 사진 등으로 정보 제공자의 개인정보가 이미 드러나 있는데, 이는 정보 제공에 대한
   책임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셈이다.

2 comments:

  1. 개인 블로그를 하나 써도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깊이 생각하게 하는 글 입니다. 옷깃을 여미며 다녀 갑니다. ^^

    ReplyDelete
  2. 이 글을 쓰고 나니 인터넷에 비슷한 신문기사가 떴더군요. 남사스러워서...
    제가 블로그를 시작하기를 주저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ReplyDel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