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27

가끔은 양말을 뒤집어 볼 필요도 있다.

언젠가 뉴스인가, 잡지인가에서 모 부인이 남편 양말 벗는 습관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집에 들어오면 양말을 홀랑 뒤집어 벗어서 아무데나 놓는 통에 보물찾기 하듯 찾아서 빨아야 한다고, 제발 좀 양말을 잘 벗어서 빨래통에 넣어달라고... 그것의 영향은 아니겠으나, 나도 양말을 뒤집지 않는 습관 아닌 습관이 있다. 집이 좁아서 잘 개어놓아야 하는 것도 영향이 있겠고.

오늘 아침에 양말을 신으려 하다 보니 이런, 바닥에 빵꾸가 나 있다. 비록 100엔샵에서 산 싼 양말이지만 아껴 신을 요량으로 꼬매기로 마음을 먹고 뒤집었는데 이런, 하얀 각질과 양말에서 떨어져나온 자그마한 뭉치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그동안 그래도 꽤 깔끔하게 세탁해서 신고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더구나 군생활의 훈장이자 난감함인 발에 있는 온통 무좀은 엄청난 각질을 항상 수반해서 아침이면 씻은 발에 로션을 바르고 양말을 신었는데, 그게 다 양말 속에 있었던 건가 싶다.

열심히 털어서 깨끗하게 하고 나서는 이미 빨아놓은 양말들을 모두 뒤집었다. 역시나 오래 신은 것이나 새것이나 할것 없이 각질이 우수수... 눈이 오는 것도 아니고 이거야 원, 그러면서 생각해 보니 웃음이 나왔다. 겉에만 깨끗하다고 되는 게 아니니 가끔은 양말을 뒤집어 볼 필요도 있다. 마찬가지로 사람 속도 가끔씩은 뒤집어야 하는 건가? 세상사도 이렇게 뒤집어 볼 수가 있다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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