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9

자유케 하는 진리는 진실을 구속한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요한복음 8장 32절)
Then you will know the truth, and the truth will set you free. (John 8:32, NIV)

혼동스런 세상 가운데 진리를 찾는다면 과연 진리가 나를 자유케 할 수 있을까? 과연 자유케 하는 진리는 존재하는가? 하는 원론적인 질문을 하기 전에, 영문을 보니 진리라고 해석된 truth는 과연 진실(fact)과도 상통하는 것이라고 보여지긴 한다. 과연 이것이 일개 사람을 자유케 하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람이 자신은 이미 "실체적 진실"을 말했다면서 선의를 이해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고 진실이 자신을 자유케 할 것이라 한다. 일단 이 인간의 머리 속에 위 성경구절이 들어있었던 것이 아니라고 믿고 싶고, 정말로 이를 인용한 것이라면 그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일단 진리와 실체적 진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진리라 한다면, 도덕이나 통념 등 구체적인 사안이 아닌 나라과 사회, 인류를 포괄하는, 시간까지도 관통하는 것만이 감히 진리라 일컬어질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한 개인의 결백함 따위는 그 범주에 넣기에는 너무 적은 분량이라 아니할 수 없다.

참으로 진실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이 세상을 바꿀 만한 정도의 진리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이상에는 누구도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 관심도 없다. (개인적인 판단으로) 그 못생긴 유재석도 지금 전국적인 인기에 힘입어 외모 따위는 굴하지 않는 위치가 되었듯 (그렇다고 그의 외모가 바뀐 것이 아니듯이), 세상 모든 문제들은 그따위 "실체적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더구나 수사기관에서는 오직 증거만을 가지고 사안을 판단하기 때문에 그 방법은 먹히지 않을 듯 한데...

다소 엉뚱한 이야기이지만, 체벌 금지에 대한 시각도 얼추 동일하다고 말하고 싶다. 맞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떠한 이유에서든 일단 맞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고, 이에 따라서 다른 일들이 결정되는데, 즉 조금 잘못한 것에 대해 때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조금"의 경중은 맞는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때리는 사람이 결정하는 만큼, 아예 때리질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닌 이상은 그 "조금"에 걸맞는 해결책이 나와야 공평한 거다. 지금의 상황은 일단 때리는 것은 나쁘니 하지 말되, 그 대안은 천천히 생각해보자 하는 정도의 수준인데, 그렇다면 그냥 문제학생들은 그렇게 말한 사람에게 직접 보내 해결하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이처럼 진실이라는 말은 여러 관점을 가지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내가 잘못이 없으면 잘못이 없는 것이 아니요, 내 주변 여러 사람이 말하길 내가 잘못이 없다고 해서 내가 잘못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건 진실조차도 되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이런 생각으로 다른 사람에게 행동을 했는데 받아들이는 입장은 아주 다를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랑의 매라는 이야기는 학생들에게는 결코 각인될 수 없지만 세월이 지나 장성하고 나면 그저 추억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사회 지도층도 아니고 뭐 좀 마음대로 살아도 되는 건데... 하는 것도 위험한 발상이거니와, 하물며 그 높으신 분들은 좀더 높은 기준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 사람들이 그런 짓을 한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이것은 한번이든 여러 번이든 아무런 차이도 없고, 형량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백원이든 백억원이든 차이가 없다.

생각해보면 자신들이 쳐 놓았던 덫에 스스로 걸린 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참 그 주변이 더 가관이다. 지금껏 편들던 것들은 어떻게든 계속 편들어 보려고 주변 사람들 인터뷰하고 그게 아니라는 둥 설치칠 않나, 원래 도덕 문제는 우리 편과는 관계 없었다고 떠들어댄다. 참 깨끗하신 분들, 그 분들이 설치면 나라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 앞선다.

그리고 그 진실을 가지신 예수께서도 진실이나 진리와는 관계 없었던 정치적인 판단 때문에 십자가 형벌로 이 세상을 떠나셨으며, 세상의 방식이 아닌 자신의 방식으로 다시 살아남을 통해 진리를 보였다고 할때, 이와 동등한 능력을 가지지 않은 한 적어도 대중 앞에서 그 발그레한 "실체적 진실"을 밝힐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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