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지에 가지게 된 iPhone 4s

의도한 바는 아니었는데, 졸지에 iPhone 4s를 쓰게 되었다.

가지고 있던 iPhone 3GS를 물에 빠뜨려 그 전에 쓰던 피쳐폰으로 유심을 변경해서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 피쳐폰이 그저께부터 화면이 나오다 안나오다 한다. 아마도 디스플레이와 기판을 연결하는 회로 문제인 것 같아서 간단한 A/S로 해결이 되겠다 싶어 어제 Softbank 매장을 방문했다. 거의 한시간을 기다려 문의를 하니 일단 해당 업체로 넘겨 수리비가 얼마나 나올지 견적을 뽑아봐야 한다는데, 이게 일주일 걸린단다... 근데 등록정보를 보더니 무상수리가 안된다는 거다. 원래 아이폰용 요금제를 유심 교체한 것이기 때문에라나. 기본 수리비만 17,000엔이고 더 나올 수 있다나... 이거 참.

그럼 바꾸면 어떻게 되냐고 했더니 가격표를 보여준다. 새로나온 iPhone 4s의 경우 7,500엔 가까이 한달 요금이 나온다는데 비싸다 싶다. 갑자기 머리를 스치는게, 지금 쓰고 있는 무선인터넷 (WiMax)이 폰에 함께 들어있는 모델을 계약하면 현재 쓰고 있는 전화 + 인터넷 요금 수준으로 좀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알았다고 하고는 집에 가서 WiMax 단말기를 가지고 좀더 큰 매장 (요도바시 교토)로 갔다.

여기 Softbank 매장에서 물어보니 이곳은 아예 A/S가 안된단다. 조금 열받아서 바로 옆의 au 매장에 가서 인터넷 결합형 휴대폰을 문의했더니 한달에 약 8천엔 가까이 나오는데, 웃기는게 무선인터넷은 별도라서 3G 신호를 쓰지 않고 폰 속에 있는 무선인터넷을 사용해도 과금이 된다는 거다. 하긴 돈 벌어야지... 그래도 한 기기 속에 들어있는 것이 낫겠다 싶어 계약을 하려는데, 쓰던 번호를 쓰려니까 먼저 내가 직접 Softbank 계약을 해약해야 한단다. 전화로 해야 한다는데 이거 복잡하구만... 일단 번호이동 접수를 해 놓고 위약금이 얼마인지 궁금해서 다시 Softbank 매장으로 갔다.

이런, 위약금이 9,925엔이다. 게다가 (물에 빠져 쓰지도 못하고 A/S도 안되 유상교환만 된다는) iPhone 3GS 기기 할부금이 7개월이 남아있어 그게 19,000엔 가량... 출혈이 너무 크다는 생각에 망설이자 직원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iPhone 4s를 권한다. 같은 번호 사용에 즉시 개통, 위약금 없고 3GS 기기 할부금도 지원해 준단다. 역시 일본은 가는 곳마다 프로모션이 틀리다는 생각을 하면서 무선데이터 가변방식 (1,027 - 4,410엔)으로 변경을 했다. 이러면 데이터를 아껴 쓰면 한달에 3천엔 약간 넘는 정도로 사용이 가능하겠다. 물론 악몽이 되살아나고 귀찮지만...

추신 : 한참 계약을 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서 직원 하나가 소리를 지르며 경련을 일으켜 넘어진다. 의식을 잃었다가 다시 찾았는데 간질 발작보다 더 심해 보인다. 소방서에서 와서 실어가던데, 보이지는 않지만 일본인들도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은지 간접적으로 느끼는 기회가 되었다.

추신2 : 한참 떠드는 대로 배터리가 좀 빨리 닳는 느낌이다. 게다가 일본 iPhone 4s는 테더링을 지원하지 않는구만^^;; 하지만 영상통화가 가능하게 전면 카메라가 있고 Skype, Google Video Chat을 지원하는 건 괜찮은 것 같다. 스펙이 좋으니 좀 빠르고.


### 2012. 1. 12 추가
주소록을 옮기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구글에서 주소록을 관리하는 내게는 iTunes를 이용한 구글 주소록 동기화가 가장 편리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