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05

친구찾아 동쪽으로 - 이와타 기행기 (가는 날)


골든위크 연휴의 후반부를 맞이했지만, 공부가 잘 안 풀리는 만큼 바로 놀러 가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번처럼 날씨가 좋은 날에는 무언가 달리고 싶은 감정을 억누르는 것도 어려운 터라 뭔가 건수를 만들어서 이틀 정도만 라이딩을 하고 싶었다. 마침 올해 3월에 졸업을 하고 시즈오카현 이와타 야마하 모터스에 근무하고 있는 후배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거리를 대충 보니 약 250킬로, 쉬는 시간 합해서 6시간은 걸릴 모양인데 만일 교통 정체가 있으면 더욱 오래 걸릴 듯도 하다. 만나기로 한 시간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가는 길은 최대한 빠르게, 올 때 조금 돌아서 돌아보는 코스로 하기로 하고 6시반에 집을 나서서 1번 국도를 따라 정체를 피해서 나고야로 갔다. 얼마전에 구입한 일본 전체 지도가 이럴 때 도움이 된다. 경로를 짧게 잡으려 하다 보니 나고야 남쪽을 지나는 바이패스인 23번 국도를 이용하게 되었다.

신호 적고 속도 빠르고 다 좋은데 아직 내 어깨가 속도를 견디지 못하는 터라 열심히 달리다가 아리마츠라는 곳에서 1번 국도로 빠져서 30분 정도를 쉬면서 늦은 아침을 먹었다. 9시반에 들어갔으니 쉬지 않고 3시간을 달린 셈인데, 정체를 만나지 않아서 벌써 150킬로를 달렸으니 마음이 조금 놓이면서 10시까지 편안히 쉬었다.

기분좋게 나왔는데 왠걸, 토요타부터 토요하시 초입에 이르는 길이 왕창 정체다. 왼손이 아프도록 클러치를 조작하면서 자동차 사이사이로 아슬아슬 지나가 빠져나가야만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한시간을 여기서 지체하고 겨우 토요하시로 나와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토요하시를 지나면 이제부터는 정말 처음 가보는 길이다.

휴일을 맞아 많은 차들이 지나간다. 더불어 좋은 바이크들이 많이도 나왔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즐거이 달리다보니 어느새 저멀리 태평양이 보이는데, 바다 바로 옆에 멋진 길을 내어놓아 달리는 기분이 정말 좋다. 그런데 차들이 무척 세게 달리는데다 측풍이 불어 건들건들, 또 시간은 맞춰야 하고... 반은 즐기고 반은 속도를 내면서 열심히 달렸다.

드디어 이와타 이정표가 보이고, 조금 헤매다 만나기로 한 이와타 역에 도착했다. 왠걸 완전 시골이다. 변변한 음식점도 안 보일 지경인데 시간에 맞게 도착한 게 다행이다. 후배를 만나 짐을 기숙사에 놓도록 실어다 주고는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이 지역에서 무척이나 유명한 햄버거 스테이크 집이라는데, 다른 곳에는 지점이 없어 타지에서도 먹으러들 온단다. 줄지어 기다리다 미끄러운 바닥을 지나 자리에 앉으니 주문을 받고는 조금 긴 깔개를 주는데, 후배가 가르쳐준 대로 햄버그 스테이크가 나오면 종업원이 고기를 잘라주는 동안 기름이 튀지 않게 붙잡고 있었다. 맛있긴 맛있는데 극찬을 받을 정도는 아닌듯... 내가 햄버거 스테이크를 그리 즐기지 않는 것도 큰 원인일 수 있겠다 싶다. 아무튼 맛있게 점심을 먹은 후에 뭔가 즐거운 일이 없나 하고 바로 서쪽의 하마마츠로 간다.



가는 길에 할리 데이비슨 샵에 들러 구경을 하고 나오다 후배 오토바이 카울링 일부가 깨졌다. 응급조치를 하고선 하마마츠에 도착했는데 우와, 사람이 장난 아니게 많다... 알고 보니 5월 3 - 5일간 축제를 한다고 다들 나와서 놀고 있다. 오는 날이 장날, 즐거운 구경들을 실컷 했다. 역시 지역에 따라 특성이 다른 듯, 여기는 깃발과 악기를 총동원한 행렬과 가마에 탄 아이들의 연주가 인상적이다.

저녁은 라면집에서 먹는데, 여기가 교자가 유명하단다. 숙주가 함께 나와서 교자를 먹고 나서 느끼함을 가시게 해준다는데, 술 한잔 하기는 일품이었다. 나는 하마마츠에서 자기로 하고 피시방 자리를 예약한 후에 이자카야에서 한잔 더 하고 헤어졌다.

2 comments:

  1. 맛이 달달할것같은 햄버거스테이크다..
    침고인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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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써놓긴 그렇게 했지만 특이하긴 하더라.
      한번쯤은 먹어볼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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