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17

좋아서 선택한 일들에 대한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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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고달프다, 생각할 일이 많다 싶으면 여지없이 생각되는 일들이 종교에 관한 일들이다. 율법이니 원칙이니, 관습이니 하면서 많은 일들을 해 나가지만 막상 이유를 물으면 모르는 일이 다반사이다. 알더라도 내 생활과는 거리가 있는, 원대한 목표를 가진 일들도 있지만 의미를 알고자 하는 것보다, 종교란 무엇인가 하는 일들을 생각하기보다는 그저 내가 가진 것이 그것이니 따라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아간다.

더구나 그 이유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특정 종교를 이리 가졌고, 그 종교를 버릴 수 없다고 내게 말하기 때문에 내가 개종하여 따라간다고 하는 생각은 어떨까? 아마 내가 그 정도로 종교에 대한 생각을 안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영 이해는 잘 되지 않는다. 사랑은 상대적인 거라는데, 그럼 상대가 날 위해 바꿀 수는 없을까? 외국인, 외국 종교에 대한 편견이라 말하기에는 이 세상은 너무도 넓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일들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기에, 그 어떤 절대적인 존재에 기대고 싶은 것은 만인이 원하는 방향인지도 모르고 그 방법이 다른 것일 수도 있겠다.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의미에서 스티븐 호킹 박사의 사후세계는 없다는 발언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내가 그런 일들을 선택했기 때문에 얻어야 하는 것들에 대해 불평등이라는 단어를 내미는 사람들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했고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았는데 왜 내가 이런 일들을 당해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길 권한다. 정말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했는지, 혹시 남이 원하는 일을 당연하게 내 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또는 정말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았는지, 혹시 나도 모르는 사이에 피해를 준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거북이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아시안만 보면 별종 취급하는 사람들도 무척 많다.

한편으로 억울하다 말하는 사람들 중에는 정말 억울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은 생각이 있다. 예전 의학지식이 부족할 때는 원인 불명으로 사람이 사망하면 그저 슬픈 일이었지만, 지금은 모든 현상에 음모라도 존재하는 듯 진실한 사과, 법적 조치가 어쩌고 하는 일들을 본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오사마 빈 라덴이 어떤 위치이겠는가. 그를 잡기 위해 그동안 투자한 돈이며 노력, 그리고 과정들에 대한 깡그리 무시가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그의 아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이 시대에, 그리고 그 율법을 따라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실제 살고 있는 무슬림들이 있는 한, 이러한 편견은 사라지기 어려울 것이다. 같은 의미로 다른 종교에 대한 편협한 시각은 화자가 자신이 가진 종교에 대한 시각을 바꾸지 않는 한 변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편협함도 모르는 자가 어찌 평범을 논하리요.

내가 좋아해서 그 종교를 선택하고 정해진 율법에 따른 길을 간다면 그 무엇도 후회할 일은 없을 것이다. 기독교인들 중에서도 주일 성수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일요일 공무원 시험을 부당하다 민원을 올리거나 그 길을 포기하고 다른 길로 가듯, 그렇게 사는 것은 자신의 선택에 따른 응당한 부담일 것이다. 왜 그런 일들에 대해 자신에게 탓하지 않고 남을 탓하는가? 그렇다면 그런 일들이 용인되는 곳으로 떠나는 방법이 가장 좋을 것이고, 여러가지 사정으로 그렇지 못하다면 현재의 위치에서 어느 정도 타협해야만 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고 이것이 당연한 것이다. 자신은 하나도 타협하지 않으면서 남탓만 하는 사람들은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슬퍼도, 아름다워도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그렇지 않다. 치열한 경쟁과 보이지 않는 많은 일들이 우리를 좌지우지하고, 또 그것을 깨달아가는 순간 이미 해당 기회는 지나가는 세상이다. 결코 자유롭지도, 평등하지도 않으며, 그 자유와 평등은 자신이 만들어가고 응당한 대가를 치뤄야만 하는 게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그 누구보다도 한 사람으로서, 이 망국적인 편가르기와 편협한 호소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온전한 사람도 망할 자식으로 만들고, 정말 어려운 사람은 안중에도 없는 이런 가련함은 당사자에게도,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세상의 평화? 바라지도, 가능하지도 않다. 그저 열심히 사는 한 사람으로서 자신이 처한 일상의 중요함을 깨달아가시길, 그리고 후회할 선택은 하지도 말고 만약 했다면 그에 대한 가치는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임을... 아예 지금 신께 돌아가시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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