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집에서 샤워를 하다가 오른쪽 팔뚝 아래부분을 가볍게 데었다. 집에서 쓰고 있는 세면대의 온수 파이프가 그렇게 뜨거우리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무심결에 다른 걸 집으려 팔을 뻗었다가 닿는 순간, 확 느껴지는 열기에 얼른 떼었는데 벌겋게 달아오르고 통증이 약간 있었다. 뭐 별거 아니겠거니 하는 생각에 잠깐동안 미지근한 물에 담그고는 그냥 놔 두었다.
그런데 왠걸, 그리 심한 건 아니지만 약간 곪기도 하고 하는게 덴 거 티를 낸다. 더구나 팔 아래쪽인지라 작업을 할 때 저으기 귀찮기도 하다. 아픈 건 아닌데 귀찮은 이 상황에서 그저 할 만한 것은 소독 뿐인데, 그걸 잊어버렸는지 아니면 잊고 싶었는지 그냥 그렇게 살아가다 보니 한 일주일쯤 지나 이제 딱정이가 떨어지곤 약간의 흉터만 남았다.
갑자기 눈에 들어온 연구실 책상 위에 떡하니 놓여진 소독약, 생각해보니 지난번에 어딘가 다쳤을 때 약국에서 거금 500엔?을 주고 구입한 거였다. 왜 이걸 쓸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이전에, 왜 상처가 그렇게 되도록 놔두었을까 싶은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귀차니즘이라기보다는 돈 조금 아끼자는 생각이 있었을까? 설마 그냥 햇빛을 쐬는 정도로 치료가 될 거라 믿은 건가? 뭔가 이 상황은... 바쁘다는 핑게로 할 일도 안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반대로 지난번 다래끼가 나서 눈을 뜨지 못할 지경이 되었을 때 급히도 찾아갔던 집 근처 안과를 떠올리며, 참 인간 간사하네 싶다.
그러면서도 이제사 다 나아가는 상처에 바르고 있다. 뭐하는 짓인가 싶다^^
ㅋ ㅋ 거의 다 나으셨다니 다행이네요. 뜨거운물 배관에 데였다는 소리는 처음입니다. 그 약 다음에는 꼭 생각해 내시길...^^
ReplyDelete저도 상상을 못했으니 얼마나 황당하던지요!!
ReplyDelete화상에 소독약...
ReplyDelete안될말이지
화상엔 화상연고나 화상용 거즈
다 나았다니 다행 ^^
그정도로 심하면 치료받지 않았겠소...
ReplyDelete단지 내 기억력을 탓하고 싶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