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연구실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 관계로 연구실에서 음악이든 뭐든 귀에 꽂고 있어야 집중이 되는 편이다. 얼마 전까지는 audio technica의 좋다는 이어폰 (선물을 받아서 뭔지는 기억이 안남)을 사용하던 터라 아무런 문제도 없었던 것 같은데, 이게 고장이 나고 전에 듣던 Cresin 이나 아이폰 번들, 넥서스원 번들 이어폰들을 써가면서 무언가 문제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크레신에 예전 audio technica 연장선을 이어서 사용하고 있는데, 먼저 이 원시적인 이어폰들의 음질을 이야기하자면 아이폰 번들 > 크레신 >> 넥서스원 번들 순이다. 그나마 아이폰 번들의 경우가 제일 음질이 낫다고 볼 수 있지만, 좌우 밸런스도 안맞고 락이나 메틀을 주로 듣는 내 귀의 특성상 솜을 끼워야 제대로 들을 수 있었다. 비교를 할 일이 있을까 싶지만, 특히 컴퓨터에서 나오는 소리를 들을 때 나오는 미세한 노이즈가 이어폰 착용을 다소 부담스럽게 하고 있었다.
한편으로 무선 이어폰 / 헤드셋의 경우에는 좀더 다양한 제품을 사용해본 것 같은데, 문제는 음질의 차이보다는 휴대성에 좀더 비중을 두고 사용했던 터라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음질의 문제를 방치하다시피 했다는 거다. 특히 모토로라 S10의 경우 컴과 연결하면 정말 들어주기 어려운 음질을 보여주는 바람에 바랬던 것의 반쪽 사용으로 그치고 있는 점이 안타까왔다.
이 띵하는 느낌을 좀 없앨 수 없을까. 결국은 검색을 시작했다. 비싼 걸 사려는 게 아니라 가격이 낮아도 좀 덜 띵한 것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거다. 근데 사람이라는 것이 욕심이 한이 없는 법, 보이는 것이라곤 최고 수준의 이어폰인 Shure나 Logitech TripleFi 같은 것만 보이는 거다. 들어본 적도 없고 시험해볼 생각밖에 없으면서 이런 것들을 사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무 생각 없이 연구실 1층에 있는 Tsutaya 매장으로 내려갔다.
어차피 유선을 살 거니까 이 매장에서 괜찮아 보이는 보급형 모델을 사자 하는 마음이었는데, 내려가기 직전에 본 1,500엔에 옥션에 나온 Sennheiser IE8이 머리속을 왔다갔다 한다. 좋으면 얼마나 좋겠냐, 이러다 또 못 사겠다 하는 마음에 그냥 사기로 굳게 마음을 먹고 제품들을 본다. Elecom 등 악세사리 전문 메이커들을 지나 오디오에서 좀 이름이 있는 거라곤 Sony와 audio technica 뿐이다. Sony는 MDR-EX100LP가 1,980엔에 나와 있는데 평가가 별로고, 예전에 들었던 audio technica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 때문에 가격도 좀 저렴한 커널형 ATH-CK313M (1,780엔)을 집어들었다.
포장을 뜯어보니 본체와 여분의 다양한 크기의 커널, 그리고 줄을 감을 때 쓰는 잡개가 같이 들어있다. 바로 테스트에 들어간다. 기기는 iPhone 4S와 내 컴퓨터의 GomPlayer 커스텀 세팅, 그리고 Youtube 영상이다. 종합적으로 audio technica의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느껴지는 제품으로 음을 자연스럽게 (고, 중, 저음이 밸런스가 맞다고 해야 하나) 재생을 한다. 이퀄라이져를 세팅하면 저음이 강조되서 좀더 박력있는 음이 되는데 이는 락이나 메틀을 주로 듣는 내게는 중요한 세팅이다. 이쯤이면 저렴하면서도 괜찮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커널 타입이라 약간의 외부잡음 방지도 되는 듯하고, 느껴지던 내부 잡음도 다소 줄은 것 같다.
위 단점은 내가 커널형 이이폰을 잘 써보질 못해서 일어나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이어폰은 이렇게 쓰는 것이 아니지만, 좌우를 바꿔서 귀 뒤로 넘기니 이물감도 적고 음질도 좋다.
### 2013. 2. 6 추가
2만원이 안되는 돈으로 이렇게 좋아질 줄은 몰랐다. 나도 내가 알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해야 좋은 건데, 음악을 듣고 있노라니 집중도 좀 되는 것 같고 열정도 되살아난다.
저도 예전엔 CD나 MP3 인데 뭐가 달라지랴 했어요 이어폰마다 서로다른 음질을 주더라구요
ReplyDelete맞습니다. 이전 직장의 후유증으로 양쪽 귀의 볼륨이 안맞는 것도 문제지만, 이제는 좀 좋은 걸로 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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