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07

씁쓸한 한국 문화의 트랜디성

하도 떠들길래 소녀시대가 래터맨 쇼 등에 나온 영상을 유투브를 통해 봤다. 명불허전... 이라는 말은 내가 소녀시대 팬이 아니기 때문에 말하기 어렵다. 그저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 퍼포먼스가 더구나 좁은 무대에서 공연하는 터라 한국에서의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고, 노래 역시 반복구 위주의 (이걸 후크송이라고 하더만. 말도 복잡해요.) 패턴이 약간의 지루함을 느끼게 했다. 이 작업에 들였을 돈을 생각하니 홍보란 게 이렇게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뭐 한 순간에 이렇게 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유니버설 뮤직과 손잡고 열심히 하는 것을 나무라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에서 한국 문화, 동양 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는데 한마디로 트랜디성이라는 (일면 말도 안되는 조어인데) 거다. 다시 한번 김구라의 옛적 한마디가 생각난다... "음악성이 있어서 핑클을 좋아하는 건 아니잖아요. 효리를 솔직히 노래 잘 불러서 보나, XX 보려고 하지." 차마 직접 표현은 못하겠지만 작금의 소녀시대가 숙녀시대가 되더라고 이 점은 변하지 않지 않나 싶다.

뮤지션이란 게 뭘까 하는 생각을 해 볼때, 시대를 관통하는 그 무언가를 가진 사람들을 떠올리게 된다. 내가 하고 있는 공부도 바로 그런 것 (Social Norm) 을 발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도 한데, 그런 면에서 이러한 소녀시대의 철저한 현재에 대한 편중은 그저 소비의 한 단면이라는 생각이다. 사실 레이디 가가나 마돈나같은 퍼포머들을 좋아하지 않는 내 성향도 인정하지만, 소녀시대야말로 그 잇점이 사라지는 순간 버려지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한몫 한다.

물론 오래 가길 바란다. 한편으로는 돈 될때 열심히 살아서 확 벌고 나중에 쉬다가 방송 나와서 그때 CF로 얼마를 벌었느니, 지금껏 그 돈으로 사느니 하는 한심한 소리를 좋아하는 대중도 있을 거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내 뇌리에 남는 음악가는 거창한 헨델이나 바흐를 빼더라도 치열하게 자신의 세월을 살다 간 김광석이나 마이클 잭슨과 같은, 비록 내 분야는 아니지만 존경해 마지 않는 분들이다.

4 comments:

  1. 지금 소녀시대에 열광하는 세대들이 먼 훗날 우리가 김광석을 기억하듯 기억할 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우리 세대의 DNA에 새겨진 그 이름들은 영원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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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각자의 감성과 세월이 함께 하면서 기억되는 그러한 일들과는 사뭇 다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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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100% 공감되는 글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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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즐기기보다는 공감하고 싶은 자의 한마디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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