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1

황장엽씨의 현충원 안장 추진에 대한 생각



































안타까운 소식이다. 그동안 한국의 안보현실을 개탄하며 많은 이야기를 해 왔던 황장엽씨가
심장마비(추정)으로 자택에서 숨진 사실을 뉴스를 통해서 듣게 되었다.
한국 내에서 그 누구보다도 명확한 의식을 가지고 북한의 현실을 비판해왔던 그가 사망함으로써
앞으로 그 누가 그와 같은 일들을 할 수 있을까, 개탄스럽기 그지 없다.
이는 또한 정부와 정치권, 국방담당 관계자들에 대한 안보 불감증적인 생각이 포함되어 있다.
그 누가 정녕 나라를 위해서 살고 있는가, 아니면 자신을 위해서 살고 있는가 하는 생각 말이다.
물론 자신을 위해서 사는 것이 곧 나라를 위해 사는 것이라 한다면 할 말이 없긴 하지만...

그런데, 조금 의외의 사실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 황장엽씨를 현충원에 안장코자 추진한다는 것이다.
누가 뭐라 할 수 있겠는가... 싶지만 내 생각에는 그러는 것이 과연 옳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망명 이후 십수년간 그의 처절한 반성과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에는 적극 동조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소위 "주체사상"이라는, 지금도 죽은 김일성을 받드는 그 무식한 이론을
이 사람이 창조해 냈다는 것에 주목하여야 하지 않을까?
자신의 이룩한 것을 놔두고 떠났다면 과연 업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이렇게 자신이 이룬
것을 부정하는 것으로 놔두고 떠난 사람에 대한 평가는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을까?

과거의 일에 집착하는 것이 또한 한국 사람의 특기 아니던가? 일제시대 친일파에 대한 처리나
6.25시 빨치산, 가깝게는 과거 정권의 광주에서의 일들을 문제삼고 국가기관까지 만들어 이를
풀어나가고자 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한가지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낙인" 이라는.
그 후에 무엇을 했는지, 왜 그가 그런 일들을 그 시점에 해야만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사진 한장의 의미를 해석하듯, 그것이 사실이라면 다른 모든 것들을 중요하지 않게 여긴다.

그럼... 같은 논리를 고 황장엽씨에게 들이대면 어떻게 될까? 그의 망명 이후의 속죄와 비판이
그 이전의 북한에서의 소위 "업적"을 희석시킬 만큼 가치가 있을까?
상황의 논리, 정치적 판단, 뭐 이런 것들 잘 모른다. 하지만 모두들 자신만을 위해 살고 있지 않나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또한 나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왜 김정일의 이런 말도 안되는 행각에 대해 조용한가? 왜 중국의 위력시위에 굴복하는가?
만일 안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참으로 답답한 하루다.

2 comments:

  1. 말씀을 듣고 보니 정말 그렇네요. 주체철학의 창시자로 북한 사람들의 사상을 훨씬 빨갛게 만든 장본인 인데...아무리 신발을 바꿔 신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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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미 훈장을 추서하고 현충원에 안장하기로 결정을 했다는군요.
    보도에 따르면 여당에서 강력히 추진했다는데... 그들의 조바심이 보이는 일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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