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04

부동산 가지고 뭐라 하시는 분들에게... 혹은 나 자신에게?

최근 부동산 경기의 침체(?)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사가 많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를 때는 소위 전문가라 하는 것들이 나서서 부추기고
부동산 불패 신화네, 평당 가격이 얼마네 하면서 떠들더니 그런 이야기는 쏙 들어가고
집을 빚내어 산 사람들의 애환(?)을 토로한다거나 정부의 부동산쪽 정책을 물고 늘어지고...
뭐가 옳은 건지, 목적이 뭔지 알 수 없는 기사들만 가득하다.

여지껏 살면서 내 집이라는 걸 가져본 적이 없는 나는, 이런 꿈같은 이야기들이
참말로 웃기게만 들린다. 가진 돈이 없어서 집을 사기는 커녕 전세 얻기도 빠듯한
내 생각엔 그런 일들은 멀리 있는 이야기로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집이 좁아서 이사를 간다고? 좁게나마 집이나 있으면 마음이 놓이겠다.
전세 좋은 곳으로 찾아다닌다고? 경매 들어가서 보증금 떼여봐야 그런 소릴 안하지...
자신이 기거하기 위해 사는 게 집인데, 그걸 돈 벌려고 사니 문제가 아니겠는가...

이곳 일본은 집값이 엄청나다. 그런 만큼 월세 (전세는 없다)도 엄청나다.
내가 사는 원룸, 베란다, 주차장 없고 세탁기 같이 쓰는데 월세 4만엔이다.
공공요금 별도에... 일본 특유의 얇은 벽인지라 옆집 들릴까 신경쓰이기도 하고.
그런데도 왜 집들을 사질 않고 월세로 사느냐고? 집 수리비 때문이란다.
일본은 지진에 대비해서 견고하게 지으면서도 인명피해를 줄이는 방법으로 짓는단다.
그래서 어떤 집이든 정기적으로 수리를 해야 하는데... 이게 만만치 않다는 거다.
렌트를 하면 집 주인이 수리를 해 줘야 하기 때문에 그래서 월세를 사는 거고,
그래서 2년 단위 재계약이지만 재계약율이 높아 사실상 그냥 내집 싶은 거지...

참 각박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빚내서 투자한답시고 집산 우리나라 사람들,
이번 기회에 매운 맛좀 보고 손해들 좀 보시길. 단 인생을 포기하지는 마시고...
난 이번에 누나가 집 사는 걸 좀 도왔는데, 시기적으로 맞는지는 몰라도
꼭 내 집을 사는 것처럼 기쁘기만 하더만... 돈 벌 생각들 조금만 하고 사시길 바라며...

4 comments:

  1. 내가 내 집만을 필요로 한다면 세상에 그리 큰 문제는 없을텐데..집가지고 돈을 모으고 집가지고 더 많은 욕심을 누리려 하기 때문에 문제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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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더 가지려 하는 것을 뭐라 하고 싶지는 않네요.
    하지만 자신의 선택에 대해 남에게 뭐라 하는 세태는 고쳐져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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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곳 미국도 내집이라고는 하지만 매월 갚는 것을 반평생 해야하니 월세와 다를 바 없지요. 개인적인 생각은 집은 머리대고 누울 수만 있으면 되고, 차는 A에서 B로 이동할 수만 있으면 되지 거기서 더 욕심내기 시작하면 삶이 불행해지지요.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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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이자 갚는 것은 내것이 되는 것이니 기쁨이라도 있겠지요.
    월세 내는 것보다는 이자 내는 것이 머리를 대도 내것이라는 생각이 더 들것이고,
    저도 오토바이를 몰지만 더 좋은 것에 집착하게 되니...
    욕심은 끝이 없지만 불행해지는 것만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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