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25

피곤하다, 피곤하지 않다.

생각들이 많은 요즘, 쉰다고 쉬는데도 쉬는 게 쉬는 게 아닌 것 같다.
뭐 그리 어렵나, 쉽게 생각하자 하고 수없이 생각하지만, 그 자체가 쉽지 않다.

내가 무언가 할 수 있다고 느낄 때가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그것이 얼마나 만용이었는지를 깨닫는다.
문제는 그렇게 느낄 때는 만용인지 모르는 거다.
그저 현실에 충실하게 살아가야 하는데, 이게 또 안된다.
만족하면서 사는 게 아니라 그냥 충실하게 사는 건데, 이게 피곤하게 만든다.

내 자신의 기준 때문이리라 하는 생각을 하지만,
막상 내가 사는데 내 자신의 기준이 없으면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마도 이렇게 서로 다른 가치들이 하나의 기준에서 상충되면서 피로를 양산하는 것 같다.
합리와 불합리, 원칙과 타협, 소신과 정책... 뭐 하나 쉬운 게 없는 것 같다.

한때 남을 위해 봉사하며 산다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아마도 아닌 듯. 하지만 내 자신을 위해 사는 것도 아니다.
그냥 이런 생각들을 좀 쉬고 싶은데, 현실은 날 붙잡고 늘어진다.
어것저것 걸린 문제들을 하나씩 정리해나가는 새벽 이른 시간이 조금의 위로가 되지만,
곧 이어 찾아오는 피로감과 업무들이 그 위로를 앗아가는 데는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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