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10

AlphaGo가 세지면 뭐가 좋아지나?

부정적인 글인 것 같지만 사실은 아니다. 무언가 좋아진다는 것에 대한 판단기준을 논하고자 하는 거다. 누군가 잘 하는 것을 샘내는 건 아니다... 가 아니라, 비교 대상이 아닌 내용을 비교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논하고 싶은 것이다.

알파고가 60연승을 달린다는 기사를 접한 지도 꽤 되었다. 그동안 심심치않게 도박, 주식 등 경제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수학적, 공학적 모델들을 이용한다는 이야기들이 기사로, 영화로, 실제로 나타나왔는데 눈에 그리 띄지는 않았다.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하게는 그다지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었다고 여기는 편이 무난하겠다.

하지만 알파고의 문제는 (나도, 기사를 읽는 그 누구도) 바둑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큰 문제인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 인간을 넘어선 것이 그리 큰 문제일까 싶다가도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고 무조건 이겨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마치 한일전에서 축구든 농구든 야구든 이겨야만 사람취급(?)을 받는 것과 같다. 상대가 어떤 전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이겨야 하는 거다.

기본적으로 바둑은 게임이다. 게임은 기계와 인간이 하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않으며, 인간과 인간간의 보이지 않는 싸움이다. 이러한 점에서 도박도 마찬가지고 주식도 (1대 다의 싸움이라는 측면에서는) 마찬가지라고 본다. 그 이야기는 늘 이길 수는 없다는 것이고, 이기든 지든 즐거운 면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게임이 즐겁지 않다면 누가 하겠는가만, 프로기사, 프로게이머 등 알 수 없는 존재들이 나타나 이 부분을 흐리고 있다고 보인다.

결론을 내고자 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저 즐길 수 있는 바둑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들이 우리 삶에 깊숙히 들어오고 있다는 점은 그저 간과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이제 인간의 직관을 흉내내는 컴퓨터가 생긴다면 어찌 판단할 수 있을까. 그 녀석(?)은 나보다 더 먼 미래를 보고 이 곳으로 가는 길을 선택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하지만 인간 역시 가보지 않은 길을 기계가 예전 경험을 기반으로 개척한다는 말도 안되는 이런 상황이 인간의 실수와 잘못마저도 충실하게 따를까 염려된다. 인공지능은 아직 혁신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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