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02

라면 먹은 이야기

일본은 라면집이 정말 많다. 가짓수도 많거니와 맛도 천차만별인데, 따지고 보면 근원은 동일한 듯 하지만 서로 개성을 내세우다 보니 가는 곳마다 다른 맛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한국인의 입맛에 그렇게 다르다고 느낀 경우는 적은 편이었는데, 이번에 간 곳은 조금 달랐다.
일본 라면은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우린 국물에 무엇으로 간을 하는가에 따라 기본적인 종류가  나누어진다. 된장으로 맛을 내면 미소라멘(味噌ラーメン), 간장으로 맛을 내면 쇼유라멘(醤油ラーメン), 그리고 소금으로 맛을 내면 시오라멘(塩ラーメン)이라 불리는데, 이 중에서 진짜 라면맛을 아는 사람은 시오라멘을 먹는다고 들었다. 도쿄 북쪽에 시오라멘 맛있는 곳도 있다던데, 왠지 지금껏 내 입맛에는 미소라멘이 가장 알맞아서 늘 그렇게 먹어왔던 것 같은데... 이번에 시오라멘을 먹을 기회가 있었다.

교토대 요시다 캠퍼스 북쪽 쪽문을 나와 은각사쪽으로 약 7분간 걷다 보면 길가에 있는 라면집이다. 사실은 유명한 라면집 2군데를 들렀다가 문을 다 닫은 바람에 여길 가게 되었는데, 메뉴도 오로지 시오라멘과 그 세트 뿐이다. (시오라멘 보통 650엔, 대 750엔, 볶음밥 / 닭튀김 세트 900엔대) 
맛보기 전까지는 별다른 기대감이 없었는데, 맛을 보고 나니 어라, 이건 뭔가 다르다. 지금껏 걸쭉한 맛으로 즐겼던 라면 국물이 이렇게 시원하다고 느껴질 수 있구나 싶었다. 우리나라의 뼈를 우린 곰탕이나 김치찌개와는 다른 형태의 시원함이 느껴졌고 뒷맛에서 비린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맛나게 먹었고 조금 더 먹고 싶었는데, 남은 국물에 면을 더 넣는 替え玉나 국물에 찍어 먹는 付け面은 팔지 않는다니 온전히 시킬 때부터 잘 시켜야 된다. 왠지 나도 일본 라멘 기행을 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한 며칠 전 이야기였다.

6 comments:

  1. 육류(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고기자체의 특이한 냄새가 나지 않는 것처럼, 육류(고기)를 그리 즐겨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겁니다. 그런데 담백한 국물이라..게다가 그렇지 않아보이는 고기건더기까지 얹혀있는..상상은 안가지만 그런게 있다면 육류(고기)를 즐겨하지 않는 사람의 하나로서 꼭 한번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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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무래도 고기 육수 베이스니까 완전히 마음에 들진 않겠지만
    시오라멘은 한번 먹어볼 만 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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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너의 조카님께서는
    라멘
    아직도 무진장 맛있었다고
    극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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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그러면 내가 미안해지는데... 거기 라면은 정말 그냥 라면이었음!
    진짜 맛있는 라면은 이거 포함해서 참 많지.
    또다시 기회가 있으면 라면 기행도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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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오빠 그 찐한 국물라면도 좋아해??
    돈코츠라멘인가? 그거 은근 비위상하면서 은근 맛있던데 ㅋㅋ
    이건 또 무슨맛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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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이 가지가지 라멘맛을 어떻게 표현한다냐...
    아무튼 돈코츠의 구수한 맛부터 먹어봐야 안다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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